챔피언 기획 해설: 렐

철의 기수가 등장합니다.

녹서스를 괴롭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데마시아에서 배출하는 국수주의자, 서서히 다가오는 검은 안개의 위협, 룬테라에 점점 많아지는 악마 등의 문제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녹서스 내부에 있습니다. 그리고 강철처럼 단단합니다.

모데카이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그날이 오면 녹서스는 사활을 걸고 모데카이저를 물리쳐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요? 녹서스인들은 궁극의 병기를 만들기 위해 도덕을 완전히 저버릴 수 있을까요? 그 병기가 변절해 적이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결과는 렐의 등장입니다. 그리고 녹서스는 렐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분노를 동력으로

개발팀이 렐 기획을 시작했을 때 ‘어두운 서포터’와 ‘탱커’, 두 가지 주제를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소재로써는 약간 부족하기 때문에 누구나 그렇듯이 아티스트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선임 컨셉 아티스트 저스틴 “Riot Earp” 앨버즈 님은 “탱킹에 강한 서포터를 만들 생각에 모두가 들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만든 탱커형 서포터는 브라움이었으니 굉장히 오랜만이었죠. 하지만 브라움과 다르게 렐의 과거와 성격이 브라움보다 어둡기를 바랐습니다. 몇 가지 방향을 살펴보았지만 금속을 휘게 하는 능력이 정말 마음에 든다는 팀원이 많았습니다. 방향이 확정된 후에는 렐의 출신 지역을 정할 차례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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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테라에서 어두움, 힘, 갑옷에 관한 이야기의 배경으로 안성맞춤인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녹서스죠. 녹서스는 포용, 관용, 기회의 땅입니다. 다만 권력을 위해서라면 윤리에 얽매이지 않을 의향이 있어야 이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서사 리드 재러드 “Carnival Knights” 로즌 님은 “녹서스의 비밀공작을 수행하는 검은 장미단은 제국의 확장과 세력 증대를 위해 끔찍한 일을 서슴지 않습니다. 악마 소환, 공허 마법, 죽은 신을 부활시켜 조종하기 등등... 이것저것에 손을 댑니다. 검은 장미단의 천년 묵은 악덕 귀족들은 인장 마법을 발견하기도 했는데요. 인장 마법을 사용하면 생물에 깃든 마법을 뜯어내 다른 사람에게 강제 이식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렐의 ‘어두운 과거’를 설명할 방법을 찾고자 이와 같은 녹서스의 어두운 면모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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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장미단의 요원과 녹서스의 고위 군인 사이에서 태어난 렐의 마법 능력은 어릴 때 ‘철마술 ’이라는 매우 희귀한 형태로 발현되었습니다. 철마술은 금속을 다루는 마법입니다. 금속에 결속된 망령인 모데카이저를 상대하기에 완벽하겠죠. 그래서 렐의 부모는 여느 애국심 강한 녹서스인답게 마법 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녹서스의 병기로 키우는 학교로 렐을 보냈습니다.

렐은 그곳에서 수년간 ‘발전을 위해 서로에게 배운다’라는 명목 아래 다른 학생과의 결투를 강요받습니다. 렐은 다른 학생을 남김없이 제패합니다.

렐은 결투에서 승리할수록 점점 강해졌지만, 다른 학생들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교관들은 렐의 삶에서 친구를 뜯어내듯 다른 학생들의 몸에서 마법을 뜯어냈고 추출한 마법을 궁극의 병기가 될 렐에게 이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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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t Earp 님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추출된 마법이 인장 마법을 통해 렐에게 이식되면 렐의 잠재적인 힘은 더 강해집니다. 하지만 마법의 이식은 렐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도 극심한 고통을 주는 과정입니다. 렐을 플레이할 때 인장이 확실히 보이도록 렐의 팔, 특히 창을 든 팔에 인장을 그려 넣는 데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렐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렐이 감내한 고통이 명확하게 드러나기를 바랐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렐에게 패배한 학생은 부상으로 인해 죽거나 렐이 마법을 이식받을 수 있도록 교관에 의해 몸에서 마법을 추출당합니다. 추출 과정을 겪고 나면 마법과 감정이 결여되어 껍데기만 남은 ‘무효체’가 됩니다.

하지만 렐은 자의와 무관하게 이러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동정심과 사랑을 베풀어준 유일한 존재인 친구들과 싸울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속으면서 남을 해치기를 강요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모든 사람, 모든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낍니다. 그리고 학교를 완전히 파괴해버립니다.

서사 편집자 일란 “Qulani” 스티멜 님은 “분노라는 감정에 공감하기란 어려우니 렐이 분노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했습니다. 그동안 렐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애끓음이 와닿기를 바랐죠. 이는 렐을 청소년으로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기에는 청년기의 분노가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그동안의 삶이 거짓말을 기반으로 했음을 깨닫지 않더라도 10대는 보통 불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렐을 만나는 시점은 이때입니다. 렐은 시설을 벗어났습니다. 검은 장미단은 원하는 바를 이루었습니다. 녹서스 최고의 병기가 드디어 해방되었습니다.

철마술 해방

게임 기획자 스태쉬 “Riot Stashu” 첼럭 님은 “렐을 역대 가장 탱커 같은 탱커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중갑을 둘렀고 걸을 때 발밑의 땅이 갈라지고 꺼질 정도로 강력한 캐릭터를 구상했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효과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구현하기 어려울뿐더러 렐의 테마가 금속을 다루는 능력과 잘 들어맞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했습니다. 철마술 능력을 게임플레이에 깔끔하게 반영하는 동시에 강력하고 타격감이 좋도록 하되 마법사 느낌은 안 나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철마술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철마술은 어떤 식으로 발휘될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요? 렐이 금속을 날리는 마법사가 아니라 탱커처럼 느껴지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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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t Earp 님은 “렐이 확실히 탱커처럼 보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렐이 학교에서 구한 금속으로 만든 갑옷의 디자인에서는 렐의 엄청난 힘이 느껴지기를 바랐습니다. 갑옷의 금속부는 육중하고 어둡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잡기 위해 갑옷의 윤곽이 드레스처럼 보이도록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렐은 철마술을 사용해 갑옷을 제작했습니다. 자기장 같은 역할을 하는 갑옷 덕분에 렐은 땅속에 있는 금속, 자신과 닿은 금속, 주변의 금속을 모두 다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 미터 떨어진 전장 반대편의 적을 들어 올려 뼈를 갑옷을 으스러뜨릴 수는 없습니다.

Riot Stashu 님은 “렐은 탱커 역할을 하며 적의 갑옷을 제어하려면 가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게임플레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탱커 테마를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렐의 궁극기였습니다. 궁극기를 사용하면 렐은 힘이 넘쳐흐르는 상태가 되며 근처 적들을 끌어당기지만, 적들의 스킬 사용이나 정신 집중을 끊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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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철마술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한 설명입니다. 명확성이 필수인 게임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명확하게 하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시각 효과 아티스트 카일 “RiotPrismaPrime” 발렌틴 님은 “렐 작업을 시작할 당시 어떡하면 철마술의 효과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사실 자석부터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자석의 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자석의 인력이 굉장히 강하고 보통 공중의 전자 분자가 왜곡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RiotPrismaPrime 님은 여러 가지 효과와 빛 조작 기법을 시도한 뒤 색수차 현상을 활용하면 렐만의 고유한 느낌을 살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색의 왜곡에 집중함으로써 렐이 스킬을 사용했을 때 렐 주변의 빛이 다르게 굴절되는 듯한 효과를 냈습니다. 그다음 렐의 대표 색깔인 빨간색과 노란색을 활용해 땅과 분노의 느낌이 나는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렐의 성격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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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디자이너 대런 “Riot DummerWitz” 로드윅 님은 “철마술은 판타지와 공상과학에서 등장한 적이 있지만, 룬테라에서는 새로운 개념이며 다른 마법과 구별되는 음향 효과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모데카이저와 레오나 등 금속을 사용하는 다른 챔피언과도 구별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금속 연삭, 드라이아이스, 엄청난 양의 가공 등 다양한 방법과 소재를 활용해 금속 소리에 유동적인 느낌을 가미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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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말

Riot Stashu 님은 “렐 기획 목표 중에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사라는 테마를 구현하기’도 있었습니다. 렐의 탱킹 능력이 뛰어나기를 바랐기 때문에 이를 게임플레이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막을 수 없으며 느리게 움직이는 탱커가 목표였지만 이동과 위치 선정, 회피 능력이 중요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이러한 특징은 약간 불만족스럽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서 어떻게든 매력적으로 만들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렐은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으니 온종일 무거운 갑옷을 끌고 다니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렇겠죠? 더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렐에게 딱 맞는 탈것을 찾는 작업은 예상보다 힘들었습니다. 렐의 탈것인 만큼 과도한 귀여움은 피해야 했습니다. 렐은 학교의 교직원을 추적해 발견하는 즉시 처치하는 일을 자신의 임무로 삼고 있으니 무지개색 일각수를 타고 다니지는 않겠죠. 하지만 탈것이 지나치게... 기이한 모습이라면 ‘말을 탄 기사’라는 점이 불명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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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t Earp 님은 “렐의 탈것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지에 대해 몇 가지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처음에는 추상적인 금속 형체와 바실리스크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습니다. 하지만 모두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부적절했습니다. 그래서 말처럼 생긴 탈것으로 만들되 금속과 공허한 느낌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당근을 먹여줘야 하는 말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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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의 형태 변환 능력 덕분에 ‘가장 탱커 같은 탱커’뿐만 아니라 ‘말을 탄 기사’까지, 매우 독특한 게임플레이 테마 두 가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렐은 두 형태를 오갈 수 있기 때문에(당연히 재사용 대기시간이 적용됩니다) 각 형태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이 가능했습니다. 렐이 적진 후방으로 뛰어든 뒤 탈것에서 내리면 움직임이 매우 느려지지만,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은 증가합니다. 이때 렐은 싸우기를 원하며 후퇴하지 않습니다.

Riot Stashu 님은 “렐이 전투에 돌입하기 위해 탈것에서 내리면 한동안 형태를 바꿀 수 없습니다. 엄청난 탱킹 능력을 지닌 챔피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정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지만 무적은 아닙니다. 플레이테스트 중 ‘이니시 거는 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전투가 어디에서 벌어지든 말을 타고 갈 수 있지만, 한번 내리면 끝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플레이 방법을 이해하는 일은 시간문제이며 그다음부터는 굉장히 만족스러울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개발팀은 탈것의 테마를 원하는 대로 구현하는 데 있어 약간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작업이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극도로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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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애니메이터 데이비드 “davehelsby” 헬스비 님은 “렐이 말에 올라타는 애니메이션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렐의 말은 분노와 자성의 힘을 보여주는 화신이며 저는 탑승 애니메이션을 통해 렐이 말을 타고 진격하는 멋진 환상에 걸맞으면서 영화와 같은 순간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갑옷의 모든 부분에 각각 애니메이션을 따로 적용해야 했으며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으로 명확하면서도 신나는 순간을 선사해야 했습니다. 말이 중갑으로 변할 때 금속 부분 하나하나가 시각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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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의 기획에서 ‘말을 탄 기사’ 테마를 살리고 싶었던 이유는 또 있습니다. 무효체가 되어버린 학교 아이들을 기억하시나요? 렐은 분명히 기억합니다.

Carnival Knights 님은 “렐을 보고 단순히 성난 사람이나 증오로 가득 찬 혹은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전부 사실이긴 하지만, 렐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보다 훨씬 유합니다. 학교 친구들을 향한 렐의 동정심은 렐이 다른 사람에 대해 느끼는 그 어떤 감정보다 강합니다. 렐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겁니다. 용맹한 기사와 닮은 점이 많죠. 학교 친구들부터 시작해 약자를 수호하고 싶어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잃어버린 삶

렐의 과거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달랐더라면 렐은 지금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렐을 검은 장미단에 넘기지 않았더라면, 렐이 학교의 진상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사랑을 받았더라면 렐은 다른 사람이 되었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렐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렐이 지금의 삶에서 일말의 즐거움도 못 찾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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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helsby 님은 “렐이 탈것을 가진 10대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트에 갔을 때 흔히 보이는, 동전을 넣고 타는 말 모양 놀이기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런 놀이기구에 청소년이 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어른이 되기 직전인데 아이 같은 면모가 조금 남아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렐도 그러면 자연스럽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렐은 어른의 책임을 지고 있지만 아직 아이입니다. 잠깐만이라도 놀 수 있게 해줘야 마땅하죠”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