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기획 해설: 사미라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엄마 나무를 악몽으로부터 구한다거나, 검은 안개를 끝내는 방법을 찾는다거나, 세상에서 아자카나를 섬멸한다는 등 진지한 사명을 띤 챔피언이 많았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사명에 사로잡힌 챔피언 말고 그저 즐거움을 좇는 챔피언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뽐내기를 좋아하는 챔피언은요? 엄청난 기량을 지닌 챔피언은 어떨까요? 총과 검을 휘두르며 모두를 화려하게 능가하는 일을 삶의 좌우명으로 삼는 멋쟁이라면 어떨까요?
구미가 당긴다면 사미라를 만나볼 준비를 하세요.
칼싸움에 총을 들고 오다
사미라의 게임플레이는 어떤 챔피언을 만들지에 대한 아이디어조차 없던 때부터 기획되었습니다. 전투 위주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기리고 싶어 한 게임 기획자 블레이크 “Squad5” 스미스 님은 챔피언 기획을 부탁받았을 때 이미 연계기를 기반으로 하는 스킬 구성을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게임 기획자 블레이크 “Squad5” 스미스 님은 “챔피언 팀 리드 라이언 ‘Reav3’ 미렐리스 님이 저에게 원거리 딜러를 기획해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그냥 모든 게 맞아떨어졌어요. 구상하고 있던 스킬 구성을 말해줬더니 Reav3 님의 답변은 ‘멋지네요. 이거 만들어야겠어요’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다른 팀원들이 합류했을 때 Squad5 님은 스타일 점수, 원거리 및 근접 공격 전환 능력, 무제한 궁극기 등 현재의 사미라와 비슷한 스킬 구성을 이미 기획해둔 상태였습니다.
... 잠깐. 근접 공격까지 하는 원거리 딜러라고요? 맞습니다. 사미라는 적을 처치하기 위해 흔쾌히 난전 한가운데로 뛰어듭니다. 후방에서 저격하기만 하면 너무 쉽기 때문이죠. 원거리 딜러의 기본 개념을 깨는 동시에 서포터 주력 플레이어의 심장을 멎게 하는 플레이지만, 사미라는 개의치 않습니다. 사미라는 그런 짜릿함을 위해 사니까요.
Squad5 님은 “사미라는 진이나 세나처럼 멀리서 총을 쏘기만 하는 원거리 딜러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기를 바랐습니다. 사미라의 스킬 구성은 최대한 자주 근접 공격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의 전투를 유도합니다. 사미라는 위험을 감수하고 전면전을 시도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원거리 전투만큼이나 백병전에 능한 챔피언에게는 어떤 종류의 무기가 적합할까요? 사미라는 원거리 딜러이니 일단 투사체를 발사하는 무기가 있어야겠죠. 그리고 근접 공격 사거리에서 싸울 때를 위해 육탄전에 적합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컨셉 아티스트 써니 “Kindlejack” 팬디타 님은 “아펠리오스 작업을 막 끝낸 차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무기를 다룬다는 개념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법 월석 같은 소재에는 싫증이 난 상태였습니다. 정말 총기 같은 총기와 검 같은 검을 원했어요. 사미라의 무기는 금속과 화약, 탄피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윤활유에 흠뻑 젖은 듯하면서 거대한 연기를 뿜어내기를 바랐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녹서스인이 도대체 어떻게 총기를 손에 넣게 되었을까요? 녹서스 주민이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총기가 구하기 쉬웠다면, 녹서스는 우월한 무기로 데마시아를 완전히 초토화하지 않았을까요?
룬테라는 다양한 무기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검과 방패, 유물포, 마법 책, 저격 소총, 악마의 검뿐만 아니라 가로등도 있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거액을 낼 용의가 있고... 목숨을 걸 의향까지 있다면 선택지가 더더욱 많아집니다.
Kindlejack 님은 “사미라는 터무니없는 임무를 맡는 대가로 거액을 받습니다. 언제나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까요? 일단 증조할머니의 대검 따위는 사용하지 않을 테죠. 사미라는 가장 새로운, 가장 말도 안 되는, 가장 위험한 무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신나기 때문이죠”라고 말합니다.
Kindlejack 님은 여기에 착안해 녹서스에 총기가 있다는 점을 정당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사미라는 정신 나간 임무를 완수하고 거액을 벌지만, 사실 돈 자체에는 큰 욕심이 없기 때문에 최고의 장비에 쏟아붓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무기 장인이 만든 장비에 투자하죠. 이러한 장비는 저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Kindlejack 님은 사미라가 찾는 짜릿함을 선사해줄 장비를 만드는 무기 제작 전문가를 생각해냈습니다. 이렇게 라니와 미엘의 무기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미라가 글록 권총을 들고 협곡을 누빌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끝내주는 스프링 장전식 무기는 괜찮습니다. 그래서 사미라는 정말 총 같은 총 2정과 정말 검 같은 검(여기에는 폭발성 탄약이 장전됩니다) 1자루를 사용합니다.
이민자의 이야기
그렇다면 슈리마에서 온 여인이 어쩌다가 녹서스 최고의 살인 청부업자가 되었을까요?
Kindlejack 님은 “사미라를 개발하기 시작할 때부터 소수민족 출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제 아버지는 카슈미르 출신이며 작업할 때 그 부근의 지역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룬테라에서 중동이나 남아시아의 영향을 받은 지역을 생각하면 당연히 슈리마가 떠오르죠”라고 말합니다.
현대 슈리마에 대해 알려진 점은 많지 않습니다. 슈리마에는 동물 같은 반신이 여럿 있고 미라, 바위를 타고 다니는 소녀, 금은보화를 노리는 용병 등이 있습니다. 슈리마에 관한 배경 이야기는 대부분 수천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룹니다. 사미라를 통해 현대 슈리마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슈리마인의 삶은 어떠할까요? 황폐한 사막 슈리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사미라를 슈리마 출신으로 했을 때의 문제는 시비르입니다. 사미라는 살인 청부업자이며 시비르는 용병 대장입니다. 거의 비슷한 업계에 종사하는 셈이죠. 물론 시비르는 돈이 목적이고 사미라는 재미가 목적이지만, 둘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서사 작가 마이클 “SkiptoMyLuo” 루오 님은 “시비르와 비슷하다는 문제를 발견한 뒤 사미라를 차별화하는 방법을 살펴보면서 다른 지역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녹서스였죠. 사미라를 녹서스 챔피언으로 설정함으로써 완전히 다르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다룬 적이 없는, 이민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어 “녹서스는 자유분방하고 ‘내 멋대로 사는’ 사람들의 땅입니다. 방향을 전환한 덕분에 슈리마의 유산을 살리면서 사미라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곳으로 알아서 찾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Kindlejack 님과 저는 이민자로 살아본 경험이 있는데 사미라의 이야기는 저희 모두에게 진정 어리고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한 걸음 물러나 녹서스에 집중하기로 한 팀은 이제 ‘녹서스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생각보다 아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녹서스에는 본질적으로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합니다. 녹서스의 식민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다리우스나 스웨인 같은 챔피언과 이에 정말, 정말, 정말 반대하는 신 짜오와 리븐 같은 챔피언이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녹서스를 자신의 국가로 받아들인 사람의 눈으로 녹서스를 바라볼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SkiptoMyLuo 님은 “사미라는 스웨인의 정치 공작이나 드레이븐이 투기장에서 누리는 영예, 심지어 다리우스의 팽창주의적 목표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녹서스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때문에 녹서스를 사랑하죠. 부대에 들어가 위험천만하고 터무니없는 임무를 수행하거나 검은 장미단의 임무를 망설임 없이 맡기도 합니다. 단지 즐거움을 만끽하고 남들이 감히 못 하는 일을 하며 녹서스에서 살아갑니다.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삶을 누리면서 돈까지 받죠”라고 말합니다.
화려하게 싸우세요
사미라의 기량은 이미 최고조에 이른 상태이며 사미라의 수준을 따라잡는 일은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사미라는 언제나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남들은 사미라를 따라잡으려고 허덕일 따름입니다. Squad5 님이 사미라의 궁극기에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목표는 이러한 느낌이었습니다.
“라이엇 님들, 제발 멈추세요. 말 그대로 재사용 대기시간 없이 카타리나의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움직이는 챔피언을 만들었잖아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죠?”
불공평한 질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은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미라의 기본 지속 효과는 스타일 점수입니다. 각기 다른 공격을 연계하면 스타일 점수가 오르며 S등급에 도달하면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Squad5 님은 “사미라를 플레이할 때 공격을 끊임없이 바꿔가며 스타일 점수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보기에는 매우 어려울 듯합니다. 보자마자 ‘굳이 다른 공격을 써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죠. 이러한 체계에는 정말 좋은 보상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궁극기를 보상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사미라가 단순히 총탄 세례를 퍼붓고 적을 검으로 마구 베는 방향도 가능했겠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었겠죠. 미니게임을 통해 화려함을 뽐내야만 사미라의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상은 뭐냐고요?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다는 점이죠... 유일한 제약은 스타일 점수를 다시 올리는 속도뿐입니다. 하지만 망설임은 금물입니다. 스타일의 여왕님은 기다리지 않습니다.
사미라는 멋진 게임플레이를 선사하며 그걸로 족하지만, 사미라의 스타일은 스킬 작동 방식을 초월합니다.
애니메이션(선임 애니메이터 톰 로빈스 님의 설명): 사미라 작업은 특별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어려웠습니다. 사실 더 과장된 느낌이 필요할 때가 많았습니다. 보통 캐릭터 동작을 만들 때는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켜야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새로운 경지의 터무니없음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챔피언이 검을 타고 서핑하는 등의 동작을 만들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문신(Kindlejack 님의 설명): 사미라의 문신을 어떻게 할지 생각할 때 헤나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녹서스의 문자를 사랑하기도 합니다. 모데카이저와 피들스틱을 통해 선보인 녹서스의 문자를 사미라의 디자인에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미라가 어떤 스타일의 문신을 새길지 생각해보니... 일단 사미라는 깊은 의미를 지닌 정교한 문신을 계획할 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충동적이고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정말 신났던 전투를 기리는 멋진 문신을 새기는 데 그치겠죠. 아마 문신 아티스트의 재량에 어느 정도 맡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대(SkiptoMyLuo 님의 설명):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공연자’ 챔피언은 대부분 완벽주의자입니다. 진이 완벽주의자라는 사실은 분명하며 드레이븐도 이러한 성향을 어느 정도 보입니다. 하지만 사미라는 다릅니다. 한쪽 눈을 잃고 나서 “방금 정말 재밌었어. 다시 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라고 하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눈을 잃는 건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눈이 2개 있는 이유라고 하겠죠.
복장(Kindlejack 님의 설명): 사미라의 복장에서는 적을 화려하게 처치하기를 좋아하는 성격뿐만 아니라 멋스러움도 살리고 싶었습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 출시된 블라디미르의 추종자들은 녹서스의 세련된 측면을 보여줍니다. 사미라의 복장에도 이러한 느낌을 활용하는 동시에 금색 계열로 슈리마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눈의 색깔과 어울리는 미묘한 초록빛을 사용했습니다. 사미라가 장갑을 끼는 이유도 따로 있습니다. 언제라도 불붙은 화약이 튈 수 있는 위험한 총기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금화: 사미라는 돈에 무심합니다. 사실 상대에게 골드를 주는 유일한 챔피언입니다.
Kindlejack 님은 “짓궂은 도발을 사용하는 챔피언을 정말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일러스 기획에 참여할 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사일러스와 어울리지 않았죠. 그래서 어느 날 Squad5 님에게 ‘금화’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금화라니 무슨 의미예요?’라는 답장에 ‘사미라의 공격에 어떤 방식으로든 금화가 들어가면 어떨까요?’라고 했더니 ‘금화는 총도 칼도 아니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왔죠. 그다음 저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금화, 괜찮지 않나요?’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다시 짓궂은 도발을 살펴보게 되었고 대상에게 금화를 던지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거기에 Squad5 님이 ‘상대에게 실제로 골드를 주는 도발은 어떨까요?’라는 의견을 냈죠. 이렇게 3년에 걸쳐 완성된 스킬입니다”라고 말합니다.
Squad5 님은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사미라의 도발도 스타일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독특한 공격으로 간주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SkiptoMyLuo 님은 “리그 오브 레전드 최초의 실력 기반 도발입니다! 조준이 필요하니까요! 게다가 몬스터에게도 적중하죠?”라고 물어봅니다.
Squad5 님은 “맞습니다! 에픽 몬스터를 맞출 수 있죠. 다만 피해량은 1밖에 안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SkiptoMyLuo 님은 “1의 고정 피해를 입히죠! 내셔 남작 둥지 바깥에 서 있다가 상대 정글러가 강타를 잘못 사용하면 바론 스틸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합니다.
Kindlejack 님은 “금화로 멋지게 바론 스틸에 성공해 진정한 ‘사미라스러움’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영상이 나오기까지 딱 하루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