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사이드] 스킨 테마와 챔피언 특색

스킨 한 꺼풀 아래: 어떤 챔피언이 어떤 테마의 스킨을 왜 받는지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킨 팀에서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스킨 테마와 테마에 들어갈 챔피언을 선정하는 방법과 이유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오늘 답변을 드리는 동시에 현재의 철학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스킨을 개발할 때는 끊임없이 바뀌는 균형을 고려해야 합니다. 재작업을 거듭하며 개선을 일구어 내야 하죠. 각 테마, 챔피언, 스킨 등급, 플레이어 유형의 최적 균형을 찾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균형의 변화를 반영하고자 할 때 플레이어 여러분의 피드백은 소중합니다. 스킨을 만들며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확고한 의지로 스킨 제작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는 점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스킨 제작 철학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챔피언 위주 접근법

지난 몇 년간 1,000일 스킨 가뭄에 시달리는 챔피언이 없도록 모든 챔피언을 위해 더 많은 스킨을 출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관심을 안 받은 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흐른 챔피언이 없도록 스킨 제작 시 양과 효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결과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챔피언의 특색을 살리려는 노력은 덜 중시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방향을 다시 틀어서 챔피언을 빛나게 하는 스킨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챔피언 위주’라고 합니다. 해당 챔피언을 주력으로 플레이하든 가볍게 즐기든 새로운 스킨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챔피언의 특색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스킨을 통틀어 무엇이 부족한지를 도출하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그저 ‘이 테마에 누가 어울릴까?’에 그치지 않고 ‘이 챔피언에게 어떤 스킨이 있으면 좋을까?’, ‘이 챔피언에게 무엇이 정말 잘 어울릴까?’ 등을 고민합니다.

두 접근법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테마에 중점을 두고 결정을 내렸을 때는 케이틀린, 럭스, 이즈리얼 같은 챔피언이 더 많은 테마에 잘 어울리기 마련이었습니다. 대중적 매력을 지녔고 많은 테마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만큼 적당히 평범하기 때문이죠. 무기가 따로 없는 평범한 남자에 불과한 이즈리얼은 섬뜩한 게 다리 아저씨인 우르곳과 비교하면 어느 테마에든 훨씬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챔피언의 특색과 기존 스킨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면 보완하기에 딱 좋은, 챔피언에게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챔피언의 기본 테마를 뒤엎어야 참신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르곳의 스킨은 보통 신체 공포와 무서운 게 다리를 소재로 합니다. 하지만 파자마 수호자 코스프레 우르곳은... 확실히 그러지 않으며 우르곳의 기존 스킨이 선사하지 못한 우스꽝스러움과 기상천외함을 채워줍니다.

챔피언 위주 접근법에 다시 초점을 맞추면 정말 진지하면서 멋지고 챔피언의 특색에 깊이를 더해줄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지르가 조류 변호사라면 어떨까?’ 같은 재미나고 엉뚱한 방향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미리 보기: 이렇게 생겼습니다. ‘조만간’ 출시합니다.

스킨 테마 개론

연간 테마 선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한 해에 걸쳐 폭넓은 분위기를 아우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특공대 이후에는 미래 기술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프로젝트 같은 테마는 피하고자 합니다.

한 해의 주요 순간(여름 이벤트나 월드 챔피언십 등)을 위한 테마를 선정할 때는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테마를 찾습니다. 어떤 테마는 인기 있지만, 깊이는 그다지 없습니다.


벌 스킨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인기 있고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윙윙거리는 귀여운 꼬마 벌이 주인공인 세계관이 따로 필요하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소규모 테마는 챔피언 위주 접근법을 멋지게 적용할 독특한 기회를 마련해줍니다. 비의 인도자 밀리오처럼 챔피언의 기본 테마를 확장하는 동시에 정말로 특색 있는 스킨을 만들 기회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스킨을 연달아 출시하지 않으려고 하듯 해마다 비슷한 대규모 테마에 기대지 않고자 합니다. 안 그러면 테마 피로도가 쌓여서 어딘가 지나치게 비슷한 느낌의 스킨이 반복해서 출시된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추가로 지역마다 선호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분위기를 아우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북미와 유럽에서는 자아도취적 느낌의 어두운 스킨 등 다양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훨씬 더 선호합니다. 테마를 만들 때는 이러한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누구나 약간의 허세는 좋아하겠지만, 중학교 급식실에 온 듯한 느낌은 피하고자 합니다.


게다가 소규모 테마를 시도하다 보면 정말 멋진 테마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훌륭한 예시로 별 수호자가 있습니다. 원래의 별 수호자 럭스 스킨은... 럭스 하나로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굉장한 반응을 얻어서 미래 확장성을 갖춘 엄청나게 멋진 테마로 변했습니다.

스킨 등급

누가 어느 등급의 스킨을 받는지도 다루고자 합니다. 모든 챔피언에게 다양한 등급의 스킨을 주고자 하지만, 여기에서 약간 복잡해집니다. 높은 등급일수록 더 큰 몰입감을 선사해야 하므로 제작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계속해서 운영하려면) 사업 경영 관점에서는 인기가 떨어지는 챔피언을 위해 높은 등급의 스킨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안 중요한 챔피언은 없습니다. 어떤 챔피언의 주력 플레이어들에게 “죄송한데 전설급 스킨은 절대 기대하지 마세요”라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에 플레이어 피드백을 받아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가치 있는 스킨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언급한 적이 있으며 대부분 오늘날 여전히 유효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 어떤 기능을 어떻게 생각하시고 얼마나 중시하는지 파악하고자 포커스 그룹과 설문 조사를 활용하는 등 조사를 굉장히 많이 진행합니다(평소 소셜 미디어, 디스코드 채널, 커뮤니티를 눈여겨보기도 합니다). 플레이어와 인터뷰를 진행하면 챔피언마다 혹은 스킨 등급마다 무엇에 가장 큰 가치를 두시는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 정말 원하시는 부분에 더욱더 집중하고 덜 중시하시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스킨마다 어떤 면에서 실패했고 어떤 면에서 성공했는지를 플레이어 여러분에게 듣고 싶습니다. 전설급 스킨 제작 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어떤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지만, 막상 만들고 나니 다른 부분이 더 매력적임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 가장 중시하시는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챔피언의 복잡도가 바뀌면서 더욱더 중요해집니다.

플레이어 피드백 결과에 따른 스킨 기능별 가치 (구현 및 테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0년 스킨 및 이벤트 개발 현황 글을 인용하자면 “오래전 출시된 아무무는 스킬, 감정표현, 귀환 애니메이션을 모두 합해 16개의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얼마 전 출시된 세트는 애니메이션이 159개죠. 아펠리오스의 애니메이션은 298개나 됩니다.”

그래도 높은 등급의 스킨이라면 낮은 등급보다 완성도 높고 화려해야 마땅하며 플레이어가 스킨에서 얻는 가치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스킨을 틀에 박힌 등급별 기준에 억지로 맞추려다 보면 스킨에서 해당 챔피언과 무관한 부분에 시간을 할애할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여러분의 진짜 바람을 충족해 드릴 여지가 줄어듭니다. 앞서 말한 조사 같은 수단으로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듣고 출시 후 피드백을 받으면 어느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실제 바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래에서 올해 첫 전설급 스킨을 받을 (혹은 이미 받은) 챔피언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아우렐리온 솔

  • 바이

  • 빅토르

  • 세라핀

  • 아트록스

  • 사일러스


그리고 내친김에 출시 예정 프레스티지 스킨 목록도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 제리

  • 다이애나

  • 스웨인

  • 케이틀린

스킨 제작 주기

마지막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스킨 제작 주기인데요. 스킨 제작 주기는 챔피언의 인기도에 따라 각기 다릅니다. 간단히 말해 스킨 제작 주기는 스킨 출시일 간 경과일을 의미합니다. 약간 심층적으로 들어가자면 다양한 요인(기술적 선택률, 플레이율, 과거 스킨 매출 등등)을 고려하는 데이터 과학 모델을 활용해서 챔피언별로 목표일을 계산합니다.

수요가 높은 챔피언의 주기는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작 주기가 긴 챔피언의 스킨을 만들 때는 정말 멋진 결과물이 더더욱 절실합니다. 인기가 떨어지는 챔피언의 경우 최대 주기는 1,000일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플레이어 여러분이 원하는 스킨을 만드는 것이 궁극의 목표입니다.

챔피언의 스킨 제작 주기가 다가오면 마땅한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챔피언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테마에 억지로 꿰맞추는 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습니다. 과거에 그런 적이 있으며 결과는 불만족스러울 뿐이었습니다. 단지 제작 주기를 초기화하려고 실망스러운 스킨을 선사해 드리기보다는 차라리 최대 주기 1,000일을 약간 넘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카너 스킨을 몇 년이나 기다렸는데 ‘오리 스카너’ 같은 게 나오면 스카너 주력 플레이어들이 당연히 황당해할 겁니다. (본 글을 작성하면서 오리 스킨 시리즈라는 발상에 몇 분간 샛길로 빠졌습니다...)


마치며...

언제나처럼 무엇이 마음에 드는지를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피드백은 소중합니다. 스킨은 재미있고 신나며 제 값어치를 하게 만들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말 신나는 스킨을 구상 중이며 앞으로 며칠, 수개월, 수년에 걸쳐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을 만나볼 생각에 설렙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며 조만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