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사이드] 스킨 개발 현황

챔피언 스킨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안녕하세요, SuperCakes 입니다. 오늘은 챔피언 스킨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가끔 특정 스킨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린 배경을 소개해 드린 적은 있지만, 스킨 개발 현황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저희가 어떻게
개발할 스킨을 선정하는지 엿볼 기회를 드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반응이 좋다면 앞으로 이런 글을 정기적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어떤 스킨을 만들지 결정하는 순간에는 항상 플레이어 여러분도 함께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무엇이 여러분의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그렇지 않을지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항상 정답만 내어놓으면 좋겠지만 가끔은 저희가 오답을 낼 때도 있죠. 그럴 때 저희를 일깨워
주시는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럼 자주 듣는 질문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어떤 스킨을 개발할지 어떻게 정하나요?

어떻게 개발할 스킨을 정하느냐는 겁니다. 이건
아주 간단하고도 아주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뤄지죠. 언뜻 들으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하실 겁니다.

가장 효과적인 첫 단계는 바로 고려할 요소를 써 보는 겁니다 :
• [챔피언 이름]에 어떤 테마를 적용해 볼 수 있을까?
• 즐겁게 개발할 수 있는 테마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떤 챔피언이 이 테마에 잘 맞는가?
• 올해 스킨은 몇 개 개발할 수 있는가?
• 플레이어의 요청엔 어떤 게 있었나?
• 스킨이 출시된 지 오래된 챔피언이 있는가?
• 플레이어를 깜짝 놀라게 할 기회가 있는가?
•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은 부분이 있는가?
• 대상 챔피언이 곧 업데이트될 예정인가?
•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스킨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가 이 챔피언을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는가?
• 어떤 테마가 플레이어에게 통할 것인가?

왜 어떤 챔피언은 다른 챔피언보다 스킨이 많나요?

이건 어려운 질문이군요. 일 년 동안 저희가 개발할
수 있는 스킨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한번 출시된
챔피언이 없어지는 일도 없기 때문에 챔피언의 수는
갈수록 늘어납니다. 이런 상황에선 챔피언의 인기도가
확실히 스킨 개발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분께서
특정 챔피언을 아주 열심히 플레이하시면 저희는 그
챔피언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길을 여러분께 열어
드리고자 합니다. 반면에 챔피언 플레이 빈도가 아주
낮다면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도 오랫동안 스킨이 출시되지 않은 챔피언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스킨 기획 회의를 할 때 항상
이런 챔피언을 거론하고 있죠.

그래서 해결책으로 개발 범위를 축소한 스킨(750RP
급)을 활용했습니다. 모델과 텍스쳐만 변경한다면 일 년 동안 스킨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죠. 개발 범위가
작아지면 결과물의 양은 늘어나고 이를 통해 스킨 출시가 뜸했던 챔피언을 더 많이 다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테마를 추구할 땐 모델과 텍스쳐 변경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죠. 그 테마가 챔피언의
기본 애니메이션과 시각효과, 오디오 등과 완전히 맞아 떨어지지 않는 한 힘듭니다. 가끔은 딱 맞아 떨어질
때도 있지만(또한 지속적으로 이런 기회를 찾아낼 예정입니다) 사실 플레이어의 만족도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플레이어는 질적으로 더 좋은 챔피언 관련 경험을 원합니다. 모델이나 텍스쳐
변경은 질이 낮은 걸로 간주되죠. 그럴 땐 그 챔피언을 사랑해 주시는 플레이어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아쉽습니다.

자이라가 이 경우의 좋은 예입니다. 스킨이 나온 지
아주 오래되었고 스킨팀은 자이라의 스킨을 꼭 개발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지난 2년간
자이라의 플레이 빈도는 저조했지만(특히 스킨 개발
시작 후 빈도가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 후 플레이
빈도가 크게 늘기는 했죠.) 자이라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은 자이라에 큰 애정을 품고 있었고
새로운 콘텐츠에 목말라 했죠. 하지만 자이라는
포함된 요소가 너무 많아 스킨을 만들기가 특히나
어려운 챔피언입니다. 그렇다면 파티클 효과와
애니메이션, 오디오를 건드리지 않고 자이라에게
멋진 테마를 입힐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실,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자이라의 스킨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대대적인 스킨 개발을 시작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게 됐습니다.
그 고비를 넘어 올해 탄생한 게 바로 용 소환사 자이라 스킨이죠. 이 스킨의 타겟이 될 플레이어가 꽤 소수
라고 해도 이들이 이 챔피언의 신규 콘텐츠를 열렬히 원한다면 최고의 스킨을 선사하는 게 저희의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스킨 개발은 두드러지는 문제를 일부 해결하는 데 전념할 듯합니다. 그리고 일 년 안에 카시오페아와
빅토르, 요릭, 일라오이 등의 신규 스킨을 선사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챔피언도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챔피언과 테마의 적합성

저희는 어떤 테마가 어떤 챔피언에 잘 맞을지 항상 고심합니다. 가령 올해 불의 축제 스킨을 개발할 때 먼저
테마부터 정한 다음, 어떤 챔피언이 불의 축제에 잘 맞을지 논의했습니다. 보통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는 것
보다 많은 챔피언이 거론되기 때문에 나머지는 다음번을 기약하며 기록해 두곤 합니다.

테마와 챔피언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모든 테마가 모든 챔피언에 맞는 건 아닙니다.

챔피언을 골라 플레이할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챔피언의 스킬이든 복잡성이든 성격이든, 무언가가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스킨은 특정 챔피언을 플레이할 때 드러나는 가장 큰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강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성공(별 수호자 럭스)하면 정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성공하지
못하면(공허 인도자 일라오이) 그것도 여러분의 반응으로 알 수 있죠.

가끔은 챔피언과 테마가 잘 맞는지 팀의 의견이 분분할 때가 있습니다.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지금 작업 중인
스킨 하나도 이런 상황입니다. ‘대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딱 맞는 건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안 맞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스킨이 결국에
사랑을 받을지 아닐지는 플레이어 여러분에 달린 겁니다. 저희가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결과이겠죠. 저희가 잘했는지 아닌지는 여러분께서 평가해 주실 겁니다. 그리고 저희는 결과가 어떻든
그 평가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의 결정에 반영할 겁니다.

대규모 테마 세트

작년부터 테마 세트(한꺼번에 여러 챔피언의 스킨을 같은 테마로 출시하는 것)로 스킨을 출시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한 테마를 중심으로 뭉쳐 일할 땐 스킨팀에 마치 마법의 기운이 감도는 듯
합니다. ‘프로젝트’와 ‘별 수호자’ 시리즈가 특히 그랬죠. 챔피언 스킨 하나를 넘어 훨씬 큰 경험을 선사한다는
데서 나오는 특별한 에너지가 팀의 동력이 됩니다. 이에 저희는 앞으로 테마 세트를 더 확대하려 합니다.

PROJECT.jpg

신규 챔피언 출시 스킨

저희 팀은 신규 챔피언 출시 시 같이 공개될 스킨의 개발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킨과는 사뭇 다른 도전
과제이죠. 저희는 이미 신규 챔피언을 알고 있지만 여러분의 생각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적합한 테마를
고르는 일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챔피언팀과 긴밀히 협력해 출시 예정인 챔피언의 스타일 및 성격을
보완해 줄 테마를 고르죠. 그 결과도 다른 스킨처럼 성공(자야와 라칸)이거나 성공적이지 못하거나
(일라오이)로 갈립니다.

챔피언 업데이트

챔피언을 선택할 때 또 고려해야 할 게 바로 그해의 챔피언 업데이트 목록입니다. 현재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챔피언은 스킨을 만들지 않기로 챔피언 업데이트팀과 약속했죠. 업데이트가 적용되기
직전에 우르곳의 신 스킨이 출시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업데이트팀에서 그 스킨도 다시 업데이트를
해야겠죠. 일단 업데이트된 챔피언은 개선된 그래픽 덕분에 훨씬 좋은 스킨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메카 제로 사이온과 별 수호자 뽀삐는 챔피언 업데이트 덕에 멋지게 완성될 수 있었죠.

Mecha_Zero_Sion.jpg

단독 스킨

대규모 세트가 아니라 단일 챔피언 단독으로 스킨을 제작하고자 할 때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대규모 테마
세트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신경을 많이 못 쓴 부문이죠. 테마 세트만 추구하다 보면 어떤 테마에도 맞지
않아서 소외되는 챔피언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대규모 테마 세트와 관련 없는 단독
챔피언 스킨도 출시합니다. 그렇게 올해 행성 파괴자 갱플랭크와 삼바 애니비아, 신의 권 리 신이 출시
되었죠. 물론 앞으로 더 출시될 겁니다.

품질

근래 품질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몇 번 드린 적이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무료 플레이 게임이기

때문에 유료 구매용 콘텐츠는 훌륭해야 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책임을 잊지 않고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개발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 사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스킨을 사고 사지 않고는 스킨을 사는 플레이어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스킨 하나하나가 게임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킨을 사지
않더라도 게임을 하다 보면 스킨을 착용한 챔피언을 상대하게 됩니다.

보통은 PBE 서버에 공개하기 전에 스킨이 품질 기준을 넘습니다. 아주 이상적인 상황이죠. 출시 확신이 서지
않아 PBE 공개 전에 스킨 출시를 취소하게 되면 실제로 불편을 겪는 플레이어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혼돈의 인형 시리즈처럼 완전히 품질에 확신이 들기 전에 PBE 서버에 공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돈의
인형 스킨의 경우, 여러분의 의견을 통해 저희의 생각이 맞았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죠. 많은 기대를 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기대 수준에 맞는 스킨은 아니었습니다. 출시 중단은 아쉽지만 저희 품질 기준에 맞지
않았으니 지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Pug_Maw.jpg

그럼 화제를 바꿔 이젠 코그멍 이야기를 해 보죠. 코그멍은 정말 논란의 스킨이었습니다. 스킨팀만 갈라놓은 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팀 전체를 갈라놓을 정도였죠. 착수했을 땐 대부분이 이 컨셉을 좋아했지만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분열이 커졌습니다. 게임플레이 직관성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스킨 개발이 골치 아픈 방향으로 가게 됐죠. PBE 서버에 공개됐을 때부터 코그멍을 고쳐야 할지 아예 없애야 할지 의견이 분분 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플레이어 의견도 ‘이 멍멍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해주자’는 거였죠. 하지만 그게 전체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들도 저희만큼 생각이 갈렸던 겁니다. 저희는 오히려 이걸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쳐 보고 여러분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지 보기로 했죠. 코그멍 개발을
중단하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코그멍은 큰 인기를 끌었고 수정 후에 플레이어 여러분은 물론,
라이엇 내부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돌아섰죠.

스킨 업데이트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실 때 즈음이면 펄스 건 이즈리얼이 업데이트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겁니다. 작년
말에 펄스 건 이즈리얼에 관해 응답하라 라이엇에 답변을 해 드렸는데, 오늘 다시 확인해 보죠.

케이틀린이 이 테마에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
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오랜 요청에 따라 펄스
건 이즈리얼을 업데이트할 기회도 있다고 보았죠.
하지만 스킨 개발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이상, DJ 소나나 원소술사 럭스 수준으로
업데이트하기는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초월 스킨을
만드는 데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면 만들 수 있는 신규
스킨 수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대신 스킨의 느낌을
개선하는 방향을 고려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저희 팀이 스킨 업데이트에 많은 자원을 할애하긴 어렵습니다. 스킨 업데이트는
주로 챔피언 업데이트팀이 시각적 업데이트를 할 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저희
팀도 업데이트를 진행할 생각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팀 사무실을 돌아보며 작업 중인 프로젝트를 바라보다 보면 라이엇 직원이자 플레이어로서 느끼는
설렘이 점점 더 커집니다. 올해 저희가 출시할 스킨을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매우
기대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