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개발 현황 업데이트: 2023 프리시즌 정글 변경사항
정글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글에 뜻깊은 변화가 있은 지 꽤 오래되었으며 공격로 사이에 있는 수풀이 우거진 우리의 보금자리는 약간 손질이 필요합니다. 같은 정글 주력 플레이어로서 말씀드리자면(편집자의 첨언: 샤코로 플레이하는데 정글 주력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글은 포지션으로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으며 손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라이엇, 정글 개편한다’라는 기사 제목을 보면 식은땀이 흐르기 마련이죠. 2012 시즌부터 정글링을 해온 플레이어로서 충분히 공감합니다.
정글러 포지션은 강력하지만, 팀의 비난의 화살을 맞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정글러로서 우리는 모든 공격로에 갱킹을 가야 하며 운영을 전부 책임지고 정글 캠프를 완벽하게 사냥하면서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모든 임무를 한꺼번에 다 해야 합니다. 버거운 역할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멋지죠. 우리가 정글을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튜브조차 없이 뛰어들기에는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포지션입니다.
플레이어 대다수가 적극적으로 기피하는 포지션이 하나도 없기를 바라지만, 사실 정글의 경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최근 LoL 개발 현황 업데이트에서 Riot Phroxzon 님이 소통과 시야 체계, 정글 변경사항, 화학공학 드래곤 등에 중점을 둔 프리시즌 계획을 말씀드렸는데요. 영상을 촬영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으니(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원래 이러한 일정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궁금해하실 분을 위해 추가 정보를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정글에서 조금이라도 성공할 가망이 있으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전략과 게임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 많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가 정글을 기피합니다.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싶습니다. 플레이어가 정글에 서서히 익숙해질 수 있게 하고 플레이 방법을 보여주는 동시에 실패에 따르는 부담을 줄이고 직관성을 늘림으로써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정글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정글 지식을 뽐낼 여지를 없앨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복잡해야 마땅한 방면에서는 복잡한 정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글링 경로 안내와 같은 변경사항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추천 아이템 체계와 비슷하지만, 처음에 어떻게 사냥하면 좋은지 보여줌으로써 정글 포지션 숙련도를 올리는 데 디딤돌이 되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정글 몬스터 추격 범위와 초기화 조건 등 몬스터가 정글러를 따라오는 방식을 조정해보고자 합니다. 정글 초보일 때 실수해서 정글 몬스터의 인내심이 고갈되고 캠프가 초기화되면 뺨을 맞은 듯한 느낌이 들기 마련입니다. 경험이 많은 플레이어조차 추격 규칙이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규칙을 다른 챔피언만큼 이용해 먹을 수 없어서 쓸모없는 챔피언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정글 자체가 챔피언의 실용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정상급 수준의 플레이에서 선택할 만한 챔피언이 다양하기를 바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유는 효과적인 챔피언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냥을 최적화할 수 없는 챔피언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람머스가 지금처럼 사냥 속도가 느리고 약한 상태로 높은 실력대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정글 사냥 최적화가 정글에서의 실용성을 결정짓는 주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많은 챔피언이 정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됩니다. 메타가 더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게 되며 워윅으로 칼날부리를 사냥한다고 정글 자체로부터 게임 실력이 형편없는 플레이어 취급을 받는 일이 없어집니다. 실력은 현 상태의 정글에서 효과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일부 챔피언만이 아니라 다양한 챔피언에 걸쳐 효과적이어야 합니다. 변경사항의 적용으로 정글 캠프 사냥 시 실력 발휘의 여지가 약간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정글의 복잡함과 실력 발휘 여지를 사냥 최적화에서 다른 방면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는 정글에 긍정적인 변경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Riot Phroxzon 님이 소통 체계 계획을 공유해드리기도 했는데 저희는 정글러가 소통 체계로 실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글링에는 능동적인 소통이 필수이므로 소통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정글러는 가장 운영 중심적인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팀원이 전략에 발맞춰 움직이도록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팀이 목표물 확보에 나서도록 하는 수단이나 라이너에게 갱킹 시도를 알리는 수단 등 정글러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늘리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가오는 프리시즌에 있을 주요 정글 변경사항 중 마지막은 정글 아이템 변경사항입니다. 현재의 아이템은 실용적이지만, 딱히 흥미롭거나 (빨간색 승부의 강타의 경우 특히) 이해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대개 정글에 끌리는 이유는 공격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잘것없는 도란 아이템을 들고 공격로에 앉아서 미니언을 파밍하고 싶어 하는 정글러는 없습니다. 정글 아이템 변경사항의 목표는 멋진 정글 캠프 사냥과 지루한 미니언 파밍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도마뱀 장로의 영혼이나 리글의 랜턴처럼 의미와 영향이 더 큰 정글 아이템이 있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 아이템들도 저마다 문제가 있었습니다. 과거의 정글 아이템에 착안하되 이번에는 약간 다른 느낌으로... 정글러에게 단짝을 붙이고자 합니다.
단짝은 (과거 배부른 포식자의 강아지와 비슷하게) 정글 캠프와 에픽 몬스터 사냥을 돕습니다. 정글링을 할수록 단짝은 서서히 먹이를 먹으면서 자라고 도리어 정글러를 강화해줄 수 있는 수준에 이릅니다.
최종 디자인이나 아트는 아직 확정 짓지 않았지만, 플레이어 여러분(과 이번 글을 맡은 편집자들)이 제가 전달하려는 바를 글로 이해해야만 하는 불상사를 겪지 않으셔도 되도록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다만 이대로 라이브 서버에 적용되지는 않으며 최종 디자인은 지금과 매우, 매우, 매우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최초의 초안은 정글러를 따라다니는 늑대였으며 캠프를 사냥할 때마다 아리의 여우불이 늑대의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한때는 늑대가 (늑대에 대한 저희의 애정과 반대로) 진짜 정말 작아져서 정글러의 머리에 붙기도 했습니다. 그다음 초안에서는 우디르의 (조만간 구식이 될) 호랑이 태세 효과가 색이 바뀐 채로 정글러를 비추는 동시에 아트록스 궁극기 발동 효과음이 반복적으로 (그리고 맵 전체에... 실수였죠) 울려 퍼졌습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정상급 게임 기획의 실태는 이러합니다.
그래서 어떤 효과를 부여해주냐고요? 지금은 비밀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우선 기본 스킬 구성, 룬, 아이템 등과 비교했을 때 강화 효과의 위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여야 할지, 단짝이 정글러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도구를 제공해야 할지를 확정하고자 합니다.
그 외에도 아직 상당수의 질문에 대해 최선의 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위 게가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적 진영 정글 침입이 지금처럼 흔해도 괜찮은지, 에픽 몬스터를 처치할 때 정글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해야 하는지 등등이 있습니다. 프리시즌을 준비하며 계속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다음 게임에서는 아군 정글러에게 꼭 고마움을 표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