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 - 2: 전사 아이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압니다. ‘다음 패치에서 전사의 공격력을 지금보다도 더 올린다니 도대체 왜?!’
주된 이유는 2021 프리시즌 아이템 업데이트 후 이렐리아와 신 짜오 등의 가벼운 전사가 무적이면서도 치명적인 탱커 같다는 느낌이 바람직한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챔피언의 위력이 체력과 방어에 치중된 아이템에 의존하는 정도가 과도하면 위험 부담이 크지만 성과도 큰 플레이스타일이 무색해지면서 안정적이고 위험이 낮지만, 여전히 높은 성과를 올리는 플레이스타일이 가능해집니다. 달콤한 결실을 얻으려면 때를 가려 빠르게 진입해야 하는 고위험 챔피언이 아니라 단독으로 상대를 지워버리는 전방 챔피언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죠. 그러면 내구력이 비슷하지만 피해량과 기동력이 나은 리븐을 두고 굳이 나서스를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요? (약간 과장하기는 했지만,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전사 아이템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전사 아이템이 대부분 꽤 비슷함에도 상당히 다양한 챔피언과 역할군을 아우른다는 거죠. 일라오이(돌격형 전사), 피오라(가벼운 전사), 바이(기동형 전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솔직히 많이 없습니다. 셋 모두 비슷한 아이템을 사용하며 전사라고 불린다는 점 정도겠죠. 지난 시즌에는 전사들이 선혈포식자와 스테락의 도전 등 소수의 강력한 아이템을 공통으로 사용하며 문제가 악화되었습니다. 스테락의 도전이 있으면 어떤 전사든 팀 전투를 잘하게 되었고 선혈포식자가 있으면 여기에 추가로 체력이 낮을 때 대량으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 특색이 있어야 할 하위 역할군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위 역할군별로 장단점이 있어야 하며 스테락의 도전 덕분에 모든 전사가 팀 전투에 뛰어난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템 다양성을 늘리고자 각 역할군에 딱 맞는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했습니다. 새로운 전사 아이템을 구상해보고 사용 빈도가 낮은 기존 아이템을 업데이트하려고도 해봤습니다. (과거 비술의 검과 비슷하게 바꾼 은빛 여명과 무적 상태를 부여하는 맬모셔스의 아귀 등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아이템을 생각해내긴 했지만, 이러한 식의 아이템 추가는 불안정한 기반에 무언가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깨달았습니다. 무언가를 추가하기 전에 현재 체계에서 모든 하위 역할군이 필수로 선택하는 아이템이 없도록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하위 역할군마다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하면서 신나는 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사 역할군 전체의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하위 역할군별 약점을 상쇄하는 아이템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본이 갖춰진다면 그때서야 필요에 따라 새로운 아이템의 추가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모두 염두에 두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모든 전사의 기본 선택지라는 지위에서 스테락의 도전을 밀어내는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스테락의 도전은 다리우스와 같은 돌격형 전사에게 폭발적인 피해를 버티기 위한 팀 전투용 아이템으로서 좋은 선택지여야 하지만, 비에고나 마스터 이 같은 챔피언이 사용하려면 큰 단점을 감수하게 해야 합니다. 돌격형 전사가 발걸음 분쇄기로 돌진기를 얻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벼운 전사가 현재 스테락의 도전으로 내구력을 얻는 상황은 꺼림칙합니다.
하지만 가벼운 전사도 방어 수단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따라서 죽음의 무도에 물리 및 마법 피해 감소 효과를 다시 넣고자 합니다. 죽음의 무도를 선택한 이유는 출혈을 버텨내려면 실제로 피해를 입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능수능란한 전투를 펼치지 않고 전방에서 피해를 거뜬히 흡수하며 느긋하게 진입 기회를 엿보기만 한다면 죽음의 무도에 기댈 수 없습니다.
그 외에 가벼운 전사가 피해량 아이템만 구매했는데 공교롭게 체력이 증가하는 일이 없도록 몇몇 아이템의 능력치를 바꿨습니다. 고위험 챔피언은 어설픈 플레이를 했을 때 위험에 노출되도록 공격 위주의 아이템을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구매하고 싶어지는 강력한 아이템으로 유혹해야 합니다. 모든 전사가 상점의 전사 아이템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전사든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아이템이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변경사항의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지나치게 강하든 약하든 문제가 되는 챔피언과 아이템에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다른 역할군에서 변경된 전사 아이템을 슬쩍 사용하는 경우도 지켜보고자 합니다. 아이템이 약간 겹치는 것은 무방하지만, 아이템 하나가 역할군의 약점을 상쇄하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템 체계 곳곳에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한꺼번에 바꿀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현재 체계의 일부분이라도 개선하는 방법이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