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 - 2: 역전의 발판

2022년 2월 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 - 2: 역전의 발판 현상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역전의 발판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기획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까요?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Riot Phroxzon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역사에 걸쳐 역전은 언제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였으며 이제 목표물 현상금이 도입된 만큼 역전의 발판을 기획할 때의 접근법을 이야기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전의 발판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역전의 발판은 잡기 힘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기회를 통해 뒤처진 팀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줍니다. 잘 조정하면 스노우볼 효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로 효과가 달라집니다. 한쪽으로 너무 기울면 초반 주도권이 무의미한 경우(다시 말해 역전의 발판이 너무 강한 상황) 또는 역전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경우(다시 말해 스노우볼 효과가 너무 강한 상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후자의 상황에서는 대기만성형 조합이 약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역전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과 관련 있지만, 약간 다릅니다.

또한 우위를 점한 팀이 격차를 더 벌려서 더욱더 강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약간 직관에 어긋나는 듯하지만 설명을 드리자면 역전의 발판이 강하지 않을 경우 후반에 강해지는 챔피언에게도 승산이 있도록 스노우볼 효과를 대폭 약화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드레이븐이 초반에 대활약하는 게임이 일어나지 않겠죠. 역전의 발판은 우위를 점한 팀이 유리한 상황을 현명하게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역할도 합니다. 잘 성장한 아군 리 신이 욕심내서 시야를 확보하지 않은 채 카운터 정글링을 하다가 처치당해서 적 팀이 1,000골드를 챙겨가면 아마 그럴 만했다고 깨달을 겁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주도권을 잡았는데도 나서지 않고 벌어진 격차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적이 활약하고 따라잡을 기회를 허락하게 됩니다.

잘 기획한 역전의 발판은 어때야 하나요?

핵심은 역전하기가 쉽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뒤처진 팀은 승산이 40% 이하이고 싸움이 벌어지면 대부분 지며 맵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불리한 상황에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게임 체계에 의한 역전의 발판은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이기고 있는 팀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전은 우세한 팀의 실책(이나 좋은 활약의 부족)에서 비롯한 결과여야 하며 뒤처진 팀이 거저 승리했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주도권이 꼭 승리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습니다. 우세한 팀은 유리할 뿐이지 승리한 것이 아닙니다. 좋은 활약을 펼쳐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죠. 역으로 뒤처졌다고 해서 패배가 확실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쪽이든 잘 기획한 역전의 발판은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그렇지 못하는 팀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현재 역전의 발판과 관련해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나요?

역전의 발판은 스노우볼 효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끔은 이기고 있어서 벌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큰 격차로 우세한 팀은 보통 상대 팀의 현상금 획득을 막거나 힘들게 할 수 있는 주도권을 많이 쥐고 있습니다. 우선 뒤처진 팀이 챔피언 현상금을 획득하려면 현저히 더 강한 상대를 처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목표물 현상금의 경우 우세한 팀이 시야와 맵 장악력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아이템을 갖췄고 레벨까지 더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공정성보다는 실질적인 공정성이 더 중요하므로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한 조정을 적용하고자 합니다.

기존 현상금의 조정과 더불어 바람직한 균형을 찾기 위해 아래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1. 특이 상황: 0킬 4데스였던 플레이어가 2킬을 올리면 현상금이 붙어야 할까요? 8킬 0데스인데 홀로 팀을 캐리하는 플레이어는요? 아니면 4대5라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대 팀보다 크게 앞선 경우 목표물 현상금이 활성화되어야 할까요?
  2. 팀 조합: 예를 들어 현재는 완전히 후반 성장 위주의 팀이 초반에 강한 팀을 상대로 3천 골드 뒤처졌다면 사실 대등(하거나 심지어 유리)한 상황인데도 목표물 현상금이 활성화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챔피언 특성: 둘 다 8킬 0데스를 기록했다면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약한 애쉬보다는 잡기 힘든 에코에게 걸린 현상금을 차지하기가 훨씬 힘듭니다. 동시에 에코는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우위를 활용할 수 있지만, 애쉬는 아군의 보호를 잘 받기만 하면(... 이렇게 하는 데에도 아군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안정적으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4. 더 명확한 시각화: 현재 경험치 격차와 드래곤이 목표물 현상금 활성화 여부에 보기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만, 플레이어들은 목표물 현상금이 공정한지를 판단할 때 골드 격차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전과 스노우볼 관련 체계는 게임의 모든 측면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데이터의 시사점이 명확해졌을 때 매우 조심스럽게 조정하고자 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체계가 이해하기 쉬우며 직관적이고 무엇보다 플레이어의 예상대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 주셔서 감사하며 협곡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