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 - 2

아크샨에게 부활 능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Jag입니다. 소환사의 협곡 팀의 리드 게임 기획자가 되기 전 챔피언 기획자로서 마지막으로 (Riot Twin Enso 님과 함께) 기획한 챔피언이 아크샨입니다. 오늘은 아크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왔습니다.

아크샨은 중단 공격로 원거리 딜러 겸 암살자이며 게임 초반에 로밍과 소규모 전투를 통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도록 기획된 챔피언입니다. 아크샨의 의도된 강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은신 능력과 갈고리총을 활용한 기동력으로 전략적인 측면 공격을 하고 대상에게 접근하는 능력
  • 궁극기로 장거리에서 가하는 위협
  • 처치된 아군을 부활시키는 독특한 지원 능력
  • 자체 보호막과 전투를 선별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급자족 능력이 뛰어남
  • 잘 성장했을 때 특히 폭발적인 피해를 입히는 데 능함
  • 악당 추적 시 증가하는 이동 속도 덕분에 로밍 능력이 훌륭함

아크샨의 의도된 약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적(보통 가장 위험한 적)을 처치해야만 부활 능력 사용 가능
  • 갈고리총을 몸으로 막을 수 있는 공격적인 근접 챔피언을 상대할 때 특히 공격에 대응하는 능력 약함
  • 원거리 딜러 중 초당 피해량을 유지하는 능력 최하
  • 원거리 딜러 중 가장 짧은 사거리
  • 게임 시간이 길어지면 크게 줄어드는 피해량
  • 팀 전투 시 매우 불확실한 피해량
  • 군중 제어 능력이 없고 뒤처졌을 때 낮은 팀 기여도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보다는 ‘아크샨의 부활 능력이 정확히 얼마나 강력한지 알기는 하나요?’가 궁금하시겠죠.

답은 ‘당연히 모릅니다’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게 맞습니다.

챔피언 기획자의 임무는 독특하고 참신한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구미를 당기는 새로운 챔피언을 만드는 일입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은 챔피언 선택을 통해 챔피언 출시가 성공적이었는지, 오랜 시간을 투자해 연구하고 최적화할 만한 챔피언인지 보여주십니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최고의 챔피언은 플레이어 여러분의 손을 거쳐야만 최적화될 수 있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이 내부 플레이테스트만으로 챔피언을 완벽하게 최적화할 수 있다면 내실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챔피언 출시 과정에서 플레이어 여러분이 드디어 새로운 챔피언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을 때가 가장 신납니다. 플레이어들이 챔피언을 속속들이 알아 가고 새로운 주력 플레이어들에게 저희가 한 수 배우게 되는 때죠.

그래서 아크샨의 부활 능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아크샨이 아군 한 명을 부활시켰는데 그 아군이 다시 무턱대고 돌진하고 말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크샨이 방금 쿼드라 킬을 올린 악당을 처치해 모든 아군을 부활시킨 후 팀 전원이 함께 전진해 넥서스를 파괴할 수 있게 해서 홀로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의 잠재력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약(악당 하나를 처치하면 다른 적의 악당 상태가 해제되는 등)을 두기는 했지만, 실제 플레이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강한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후속 질문은 ‘왜 이렇게 위험한 결정을 내렸나요?’가 되겠죠. 답은 새로운 챔피언을 기획할 때마다 독특하고 신나며 새로운 무언가를 선사해드리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미지의 게임플레이 요소가 부활 능력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더라도 같은 역할군에 같은 플레이 방식과 같은 빌드를 유도하는 천편일률적인 챔피언을 출시하는 것은 플레이어 여러분께 도리가 아닙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면 재사용 가능한 처형 능력이 궁극기인 서포터, 총을 재장전해야 하는 원거리 딜러, 총알을 막는 바람 검객 등은 존재하지 않겠죠. 그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핵심 정체성 중 하나는 ‘변화’이며 이는 무엇을 기획하는지는 물론 어떻게 기획하는지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무언가를 출시하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실패했을 때는 변경사항을 적용하고 성공할 때까지 재도전과 재작업을 반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서포터에 더 가까운 다른 챔피언이 아니라 아크샨에게 부활 능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차라리 전투력이 더 강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첫 번째 답이자 팀을 지원하는 능력을 살펴보게 된 계기는 아크샨의 정체성과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아크샨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에 오른 복잡한 영웅입니다. 평생 홀로 지냈지만 이제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교감하는 삶을 원합니다.

물론 거기에서 그치면 안 되겠죠. 부활 능력은 게임플레이 관점에서도 말이 돼야 합니다. 플레이할 때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할 때도 재미있는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는 많습니다. 두 측면은 위의 목록에서 정리해드렸으며 뒤따르는 담론은 아마 두 측면을 위주로 이루어질 테지만, 아크샨을 함께할 때 재미있는 챔피언으로 기획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협력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승리하려면 팀이 합심해야 하죠. 극도로 이기적인(암살자일 뿐만 아니라 원거리 딜러이기도 하니) 캐릭터 전형이면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동시에 원하는 플레이스타일을 그대로 펼칠 수 있는 챔피언을 기획하는 일은 엄청나게 어려웠습니다. 아군 아크샨이 팀에 합류하지 않고 적진 깊숙이 들어가 악당을 추적하고 있어도 여전히 팀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성공하기를 바랄 수 있어야만 합니다.

정리하자면 단순히 KDA를 올리기보다 팀을 돕기 위해 악당을 쫓는다는 개념은 아크샨이 선사하는 독특한 경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당연히 암살자 플레이어들은 딜러를 더 빨리 처치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매력적으로 느낄 겁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매력적인 챔피언은 있을 수 없고, 팀을 돕고 싶어 하는 원거리 딜러 겸 암살자 아크샨에게 매력을 느끼는 분도 분명 있으리라 믿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볼 만합니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