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레이에 대한 단상: 신화급 아이템 문제

신화급 아이템을 없애는 이유와 아이템 체계의 미래를 말씀드립니다.

최근 개발 업데이트에서 말씀드린 대로 2024 시즌에 신화급 아이템을 없애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신화급 아이템을 왜 없애는지, 없애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신화급 아이템과 하위 역할군 지원

신화급 아이템 체계는 기동형 암살자 같은 일부 역할군과 잘 맞는 편이지만, 아이템 요건이 더 다양한 역할군을 보면 하위 역할군별로 각각의 챔피언에게 필요한 부분을 모두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예를 들어 전사는 여러 가지 하위 역할군(기동형 전사, 돌격형 전사, 전투형 암살자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4가지 아이템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챔피언의 요건을 전부 충족하기란 극도로 어려웠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전사의 하위 역할군 전체에 걸쳐 약 10가지의 신화급 아이템을 만든다면 각각의 챔피언에게 맞는 아이템이 생길 수 있겠지만, 신화급 아이템을 추가할 때마다 게임이 그만큼 추가로 복잡해집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나치게 복잡해지지 않으려면 아이템의 가짓수를 일정한 한도 아래로 유지해야 합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추가할 때마다 한도에 가까워지고 전설급 아이템의 자리가 줄어듭니다.

신화급 아이템 도입 전부터 2~5번째 아이템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결과를 감수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전설급 아이템의 자리가 줄어들 테니 아이템의 총가짓수를 늘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신화급이라는 새로운 아이템 등급이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신화급 아이템이 있는 챔피언이 전체의 절반 정도였다면 나머지 절반에게는 마땅한 아이템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모든 챔피언의 아이템 요건을 완전히 충족하려면 아이템을 약 30%(와 더불어 각각의 아이템에 따르는 복잡함을) 추가해야 하지만, 그러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입문하기가 현저히 어려워지므로 아이템을 그렇게까지 늘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신화급의 목표와 기획 부채

신화급 아이템은 원래 MMO 게임이나 ARPG의 멋진 희귀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와 비슷하게 큰 희열과 독특한 능력을 선사할 의도로 만들었습니다. 전에는 돌진(발걸음 분쇄기, 자객의 발톱, 돌풍)과 대량의 체력 회복, 강력한 군중 제어 등의 능력이 흔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피들스틱이나 모르가나는 존야의 모래시계를 완성하면 게임플레이가 긍정적으로 격변합니다. 역할군마다 게임플레이를 바꿔서 챔피언의 매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리그 오브 레전드에 더 많이 추가하는 방향을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챔피언에게 신화급 아이템의 능력이 있는 상태를 기준으로 밸런스를 조정(예를 들어 돌풍을 고려한 아펠리오스의 밸런스 조정)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새로운 챔피언을 기획할 때 기획 부채(예를 들어 원거리 딜러를 기획할 때 아이템 체계로 돌진 능력을 얻을 수 있음을 항상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과도하게 늘어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신화급 아이템의 가짓수는 정해져 있지만, 다양한 챔피언에게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챔피언과 역할군에 걸쳐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종종 한 아이템에 여러 체계와 능력치를 부여해야 했습니다(발걸음 분쇄기처럼 능력치를 4개나 부여해야 하는 아이템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아이템이 상당히 복잡해졌습니다. 신화급 도입 전에는 아이템이 전반적으로 훨씬 단순했으며 그때의 단순함을 되찾고자 합니다.

이상의 문제 때문에 신화급을 없애고 해당 아이템을 전설급으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챔피언의 위력 예산과 아이템

한 챔피언에게 부여한 총 위력 예산의 밸런스를 맞출 때는 스킬 구성, 아이템, 소환사 주문, 룬 등을 고려합니다. 따라서 아이템 하나가 위력 예산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면 스킬 등 다른 방면에 할당할 예산이 줄어듭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지켜본 결과 전설급 아이템의 고유 효과조차 챔피언의 게임플레이를 무색하게 하는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효과를 어느 정도 줄이고 싶습니다. 그러면 아이템이 효과를 발동해 곧바로 폭발적 피해를 입히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챔피언 특유의 게임플레이를 더 부각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템 중복 구매

신화급 아이템을 하나만 가질 수 있게 한 제한은 게임 밸런스 차원에서 뚜렷한 이점이 있었습니다. 제한 덕분에 중복 구매에 따른 위력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강력하고 만족스러운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지만, 실제 결과를 지켜본 결과 이러한 이점 하나만으로는 게임이 복잡해지는 정도와 신화급 아이템이 모든 챔피언에게 만족스러울 수 있게 하는 데 따르는 온갖 대가를 감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설급의 위력을 현재 신화급의 위력으로 올리기보다는 기존 신화급 아이템의 위력을 줄여서 전설급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돌풍 등 챔피언의 게임플레이에 큰 변화를 주는 아이템은 없애야 하겠지만, 신화급 도입 전부터 아이템 체계에 있었던 존야의 모래시계 같은 아이템은 예외적으로 남습니다.

아이템 대부분을 중복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돌아오는 가운데 중복 구매에 따른 위력이 지나치지 않도록 아이템의 위력을 전반적으로 줄여야 할 겁니다.

아이템의 미래

기획할 때 추구하는 이상은 우아함과 만족감입니다. 단순하고 용도가 명확한 아이템은 리그 오브 레전드 입문을 수월하게 하며 아이템 선택이 쓸데없이 복잡해지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용자에게 균형 잡힌 선택 기회를 주며 만족스럽고 아이템 칸 하나를 차지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독특한 아이템 하나를 만들기란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아이템에 명확한 고유 효과 1개와 최대 3개의 능력치가 있는 정도로 덜 복잡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템마다 약 5명의 사용자가 있기를 바라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은 정말 다양한 만큼 가끔은 예외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템의 가짓수와 복잡함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진입 장벽으로 자주 언급되니 아이템을 유의미한 정도만큼 단순화하되 플레이어들이 좋아하는 부분은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개별 아이템이 선사하는 짜릿함은 전반적으로 줄어들겠지만, 결국에는 각 챔피언의 스킬 구성과 개성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며 빌드의 융통성이 증가하고 아이템이 챔피언에게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예로 오른의 아이템처럼) 추가 아이템 등급이라는 개념에 여전히 관심 있지만, 현 상태의 신화급 아이템은 개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